부산 하고도 영도 사람에게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영도대교를 건너 테크노 과학고 방향으로 가다보면
도대체... 어쩌지...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올 법한 바다와 만나게 됩니다. 쫒기던 젊은날의 김지하 시인은 해남 땅끝의
바다에서 [애린]을 노래했습니다.
땅 끝에 서서
더는 갈 곳 없는 땅 끝에 서서
돌아갈 수 없는 막바지
새 되어서 날거나
고기 되어서 숨거나
바람이거나 구름이거나 귀신이거나 간에
변하지 않고는 도리 없는 땅 끝에
혼자 서서 부르는
불러
내 속에서 차츰 크게 열리어
저 바다만큼
저 하늘만큼 열리다
이내 작은 한 덩이 검은 돌에 빛나는
한 오리 햇빛
애린
나.
시인이 해남으로 가던 발길을 영도로 돌렸다면 어떤 시가 나왔을지...
75호 광장에서 주변 바다를 보며 예전 같이 어울렸던 요셉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넓게 느껴졌던 광장은 다시 찾으니 좁았습니다. 그러나 좋은 향기가 진동을 하는 풍경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입항 대기중인 선박, 보급을 받기도 하겠죠. 모든 배가 항구에 정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렇게 항구와 가까운 곳에서
미동도 않고 서있습니다. 자동차로 친다면 바다가 그들에게는 거대한 주차장인 셈.
내친김에 오늘은 맞은편 천마산에 올라 남항과 주변 풍경까지 찍어볼 요량입니다.
하늘이고 바다고 구분이 힘드니 어릴적 에니메이션의 한대목처럼 우주전함들이 기동하는 것 같네요.
이 바다에 질리지 않으려고 발길을 돌립니다.
영도 하면 태종대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질풍자전거점 운영자 찮은씨는 이상하게도 영선동만 보고 나면
맥이 탁 풀리면서 이곳 주변만 어슬렁거리게 되더군요.
평생을 깍아지른 곳에서 바다와 같이 살아온 사람의 마음은 어떤 지경일런지.
해안 산책길로 내려가는 계단이 가파릅니다.
온 식구들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다섯칸씩 오릅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한 번에 오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죠. 아이들 근력으로는 힘에 부치니 쉽게 짜증을 낼 수도.
이렇게 일을 놀이처럼 할 수 있다면 힘든 줄도 모를 텐데,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절영 해안 산책로에서 바라본 바다입니다.
이곳에서는 바다도 집도 사람도 모두 특별합니다.
어떻습니까? 폭풍이라도 한바탕 몰아치는 날, 이 길에서 바다를 향해 고래고래 고함이라도 쳐보고 싶다면
영판 미친놈 소리 듣겠죠?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언젠가 꼭 그렇게 할 겁니다.
천마산 가는 길에 찍어본 풍경입니다.
영도대교를 중심으로 항구주변, 자갈치, 용두산공원 다 들어있네요.
야경사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천마산이 좋습니다. 아미성당까지 차로 이동해서 천마산 등산로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편한 길입니다. 약 일키로미터 정도 걸으면 사진 찍기 좋은 곳에 도착할 수 있죠.
다른 쪽에서 오르면 너무 가파르고 좁은 등산로라 힘듭니다.
시계가 흐린 날이라 이날은 잘 보이지 않지만, 광안대교도 운수 좋으면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까치고개를 넘으면 사하구가 지척입니다.
목에서 피냄새가 올라올 정도로 용을 썼으니 감천동을 찍지 않을 수가 없죠.
한바탕 땀을 흘렸더니 허기가 지고 몸에 무리도 오고...
비빔면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요즘 주식이죠. 크...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