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경계가 뚜렷한 만덕입니다.
동신과 일동은 같지 아니했고,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뜻도 또한 같지 아니했습니다.
만덕에서 길을 물었으나, 동신과 일동은 원하는 각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도회의 상징들 사이로 슬쩍 드러나는 동신.
해가 짧은 계절의 만덕을 내내 들쑤시고 다녔지만, 동신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퍼즐의 조각처럼 혹은
파편처럼 그 일부만...
먼데 바라본 만덕의 풍경은 건재합니다. 그러나 구석구석 용도폐기된 건축물과 이제 수명을 시작하는 건축물.
색의 차이는 경계이지만, 그렇다고 하나의 풍경속에 섞이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동신도 일동이고 일동도 동신이고 위나 아래 마을의 색은 같은 풍경 속에 썩 잘어울리는 하나입니다.
다만 색이 경계를 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겠지만...
어쨌든 찮은씨나 비토군은 아직 지치지 아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