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가장 아름다운 동네 감천2동입니다. 작정하고 꾸민 색이 아니어서 인상은 더욱 강렬하였습니다.
초행길이라 빛의 걸음걸이를 따라가지 못하였습니다. 언덕이 가팔라 호흡을 가다듬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감천2동의 색은 순례자를 반기는 성지(聖地)처럼 만사가 대충대충인 자전거점 운영자 찮은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아니하였습니다.
빛이 조금만 더 도와주었다거나 시간에 쫓기지 않고 숨을 고른 후였다거나 찮은씨의 성격이 조금 더 치밀하였다면
원래 의도했던 색을 획득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변명의 기술이 느는 것 같습니다.
색을 뺀 감천동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있는 것이란 [보증금 : 100만원 월세 : 12만원].
몰래 혼자 숨어있기를 원하는 자나 혹은 궁핍하나 서로가 애틋한 어린연인들에겐 더 바랄 것이 없는 감천동이죠.
하늘과 가장 가까운 아미성당에서 바라본 풍경이 아래와 같습니다.
춥다고 내내 난로나 끌어안고 있다가 오래간만에 제대로 오르막을 올랐더니 자전거점 운영자 찮은씨의 목구멍에서
피냄새가 올라오는 거였습니다.
피냄새를 맡은 비토군이 분수도 모르고 계단오르기도 자신있다고 까불락거리고 있군요.
돌아오는 길.
바다와도 같은 낙동강입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인데, 가장 너저분한 사진이 석양을 찍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메모리가 남아나도 석양은 찍지 말아야지 했는데, 갑자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셔터를 누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확실히 새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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