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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밥과 김치.

일상다반사

by 자전거여행자 2011. 2. 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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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눈답게 내리는 날이 벌써 두번째다. 눈이 참 밥같이 내린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유는 요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문장 때문이다.

 

[그 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답게 죽음을 예감했던 것인지 마지막 문장이 눈물겹다. 

 

고등학교 동창들 중에서 서울대출신이라도 다 잘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밥과 김치를 아쉬워하지는 않고 있다.

한예종이라면 예술적 재능면에서는 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인데 그곳 출신 젊은 작가에게는

유독 현실이 가혹하였나 보다.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이, 재능이 조금 덜하였다면 작가가 아닌 다른 길에서 더 풍족한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밥을 닮은 눈은 천지간에 빽빽하게 내리는데 한동안 밥과 김치를 보면 괜히 우울해질 것 같았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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