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을 돋우는 음악과 함께 암흑의 천공에 불꽃이 요란하더니 여러 갈래로 산란하는
물줄기.
인생을 살면서 그래도 한 번은 이렇게 빛을 발하는 시기가 있어야겠다, 싶다가도 많이 늦은 듯한 느낌에
괜한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그냥 마음을 다스려 보려고 애씁니다.
울적하면 자전거 타고, 조금 똑부러지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으면 능력에 비해 과분하게 어려운
책을 들고, 잡생각이 들 때면 조금 몰입이 필요한 악기를 잡다보니 사람 그리운 줄, 사람 아쉬운 줄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구석진 곳에 숨어있어도 세월이 지나다보니 다정(多情)으로 뭉쳐진 듯한 사람의 손에 이끌려 같이
좋은 구경을 하는 일도 생겼네요.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 회의적인 질풍자전거점 운영자 찮은씨입니다.
삶을 반추해 보면 늘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고 사랑을 받는 입장에만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보기에 좋은 구경거리는 눈앞에 현란하고 같이 봐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몹시 낯설면서도
고마웠습니다.
눈으로는 분수의 향연을 보면서도 머리로는 몹쓸(?)배려를, 고개는 가로등 기둥에 세워 둔 자전거가 다른 사람의 손을
탈까 해서 수시로 돌렸더랬습니다.
늘 그냥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다대포의 이 분수처럼
한결같이 자리잡고 있어야겠죠.
덧붙여 트로트부터 록음악 그리고 외국 그룹 유투와 괜히 장엄했던 스타워즈 테마음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해도 별 무리가 없는 우리나라의 문화토양이 물줄기의 현란함 만큼이나 감격이었습니다.
찮은씨는 자신이 없는데, 누군가가 옆에 있나요? 동료라도 좋고 가족이라도 좋고 한번쯤 말걸어 보고 싶은
이성(異性)이라도 좋겠죠. 그럼 좋은 구경거리를 보러 가자고 권해보세요.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