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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예! 부산 금정산 막걸리

일상다반사

by 자전거여행자 2010. 9. 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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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한 질풍자전거점 운영자이다보니 아주 가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몹시

당황을 합니다. 속으로 아니, 이 양반이 이걸 왜 나한테 주나? 하면서도 요즘은 이상하게 마음과 달리

손은 본능적으로 챙기고 봅니다.  

 

그래서 공짜라면 양잿물도... 라는 말이 생겼는지 모를 일입니다.

 

오늘 자전거 타러 나가시던 손님께서 쥐어주고 가신 막걸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에 막걸리

먹다가 들킨 일이 있었군요. 손님께서 가시고 나니 마음 씀씀이가 정교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전거점 운영자의 권력이라고 해봐야 뭐, 별거 없다보니 고관대작들에게 들어가는 선물 아닌 뇌물 수준에

비기겠습니까만, 얼마전에는 운영자의 작은어머니 뻘 되시는 분이 아무것도 아닌 부탁을 하시면서 과일을

한 접시 건네셨습니다.

 

접시를 건네시면서 하시는 말씀과 정갈한 과일차림의 맵시하며 언뜻 중세유럽에 태어나셨더라면 사교계의

마담으로 명성을 날리실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앙드레 김 선생의 엘레가앙스하고... 판타스틱...

뭐, 이런 대사가 떠오르더군요.

 

아! 뭐 그렇다고 이런 경우가 일상은 아니고 딱 오늘 손님까지 더해도 세분입니다. 나머지 한 분은 엘파마

은색프레임 타는 분인데, 으하하 부담은 커녕 빨리 맛있는 거 사내라고 목을 조르고 싶은 오래된 지인이죠.

 

각설하고, 작지만 내용과 형식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막걸리입니다. 성격에 어울리지 않지만, 운영자도

작지만 뭔가 챙겨주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마음속에 새겨봅니다.

 

에... 그러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서 부산 금정산 막걸리의 맛은 한마디로 신맛이 납니다.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는 쉰맛이 아니라 사과즙이 막걸리에 섞인 듯한 뒷맛이 입안에 남아 있었습니다. 집에서 만든 막걸리의

걸죽한 느낌과 신맛을 되도록이면 많이 부드럽게 한 맛이었습니다.

 

부산 막걸리의 지존인 생탁이 시원하게 넘어가는 맛이라면 금정산 막걸리는 막걸리 기본의 맛에 충실하면서도

되도록 부드럽게 만든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막걸리가 주변 상점에는 없던데...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일상다반사였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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