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폈다. 4월을 대표하는 꽃이랄까. 오늘은 꽃이 반갑기보다는 벌써 목련이, 하는 마음이 앞선다.
미국가수 사이먼과 가펑클은 April come she will 4월에는 그녀가 올거라 노래했다. 반가운 소식, 반가운 사람들을
기대하게 하는 4월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가 백양산으로 향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으면서 오랜만에 자전거로 오르니 저질체력이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예전에는 미니스프린터 타고 논스톱으로 헬기장까지 갔었더랬는데...
앞으로 마주하게 될 또다른 4월에는 더 힘들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자 4월이 잔인하게 느껴지고
괜히 마음이 급해진다.
연무가 낀 대기상태라 시야가 흐릿했다. 그래도 근육에 잔잔한 통증을 느끼며 오른 백양산은 자전거 타는 사람에게
한결같은 은혜를 베풀어주었다.
은혜로운 산에서 휴일 오후의 평화를 느끼려고 애써보았지만, 꼭 학창시절에 월요일을 맞이하는
것처럼 마음이 계속 불편했다.
어울리지 않게 계절을 타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