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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골 가는 길

자전거 탄 풍경

by 자전거여행자 2010. 1. 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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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골 가는 길에서 만난 하늘과 산입니다. 워낙 보기에 좋은 산세여서 알프스에 비견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봅니다.

변방에서 서성이는 사람이라 알프스는 찾은 바 없어 모르겠고, 겹겹이 이어지는 눈 앞의 산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오는데

그 풍경이 사뭇 장엄하였습니다.

 

삼거리에서 꾸준히 이어지는 오르막이 자전거 여행자를 쉽게 지치게 합니다. 그래도 이런 풍경과 마주치면

몸의 고단함은 쉽게 잊혀집니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이런 계절에 이런 길을 가다보면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더욱 강해집니다.

새삼스러운 상황도 아닌데, 주변은 온통 산이고 길만 눈앞에 있을 뿐 간혹 간섭하는 것이라고 해봐야 바람에 쏘삭이는

대숲의 노래소리.

 

그러다가 가끔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은 족히 오십미터는 되어 보이는 마을회관 마당에서 주민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린다는 것입니다. 

 

도회의 빽빽한 건물들이 얼마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탁트인 이곳에서는 웬만한 거리는 큰 목소리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장댁 스피커로는 전체 마을의 대소사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 아아... 이장입니다. 오늘은 순회 목욕일입니다. 마을회관 보일러가 고장난 관계로 오늘 목욕을 못하신 분들은

다음 목욕일을 이용해 주십시요.

 

사우나도 찜질방도 없는 곳의 방편이 이와 같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을씨년스럽습니다.

 

을씨년스럽다의 어원은 을사년스럽다입니다.

을사년은 일제와 그에 협조한 대한제국의 관리들에 의해 을사늑약이 체결된 해입니다.

백성들이 을사년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을씨년스럽다의 뜻은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입니다.

을사년은 그런 세월이었습니다. 적어도 그 해를 살았던 백성들에게는...

 

자전거 타면서 별 생각을 다 합니다.

 

어쨌든 과거를 거울 삼아 오늘날에도 행정부의 고위관료들이 외국과 뭔가 계약을 체결하려고 할 때는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세월 지났다고 해괴한 논리를 펼치는 자들이 요즘 많다더군요.

 

개인적인 감정이지만, 작년은 정말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이렇게 휑한 원동도 이 겨울이 지나면 매화로 물들 것입니다.

겨울의 자전거점 운영자의 심리상태는 되게 을씨년스러운데, 그래도 이렇게 라이딩하면서 쉬어가는거죠.

 

꽃 피는 계절을 기다리며...

 

그럼.

 

 

 

 

자전거 여행에 참고로 하면 좋은 책
자전거 여행
김훈 저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여행 전국편
김병훈 저
우리나라 해안여행
농림수산식품부,한국어촌어항협회 공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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