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 라이딩, 영도 한바퀴.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지 않고 푹 우려 먹는 일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사골에 비유해서 말들을 많이 하더군요. 개발이 된 지
한참 된 CCD센서를 사골센서라고 하기도 하고... 운영자의 카메라가 대표적인 사골센서를 쓰고 있는 카메라입니다. 크...
그런식으로 따지니 영도 한바퀴는 워낙 자주 다녀서 사골 라이딩이겠습니다.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그래도 부산의 대표적
인 표정을 간직한 곳이 이 일대입니다. 부산을 여행삼아 들르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와우! 사골센서의 카메라이지만 사월의 튜울립을 정말 아름답게 표현해냈군요.
부산역에서 약간 벗어나면 나타나는 상해거리입니다. 이곳은 유명한 중국음식점이 있는 곳입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중국음식을
맛보고 싶은신 분들은 들러보세요. 다들 유명한 곳이니 아무곳이나 한군데 들어가셔도 될 것 같아요.
폭풍우 치는 밤을 지샜는데도 튜울립의 줄기가 다들 무사하군요. 다행입니다.
정말이지 강렬한 색입니다. 우리꽃과는 비교과 되지 않는 진한 색이네요. 그런데 이 정도 진한 색이 아니면 도회의 회색빛 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도시 사월의 꽃은 이제 튜울립으로 대체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외래종 아니랄까봐 튜울립을 보고 있으면 원피스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젊은 아가씨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이렇게 맑은 날 자외선과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에 심신이 지치기 십상인데 꽃은 연약해 보이면서도 아주 꿋꿋하게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네요.
남포동은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찍다 흘낏 쳐다본 거리엔 튜울립을 닮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절영해안도로 산책길에 접어들었습니다. 폭풍우의 기세가 아직 남아 있어서 파도가 몹시 세더군요. 미세하게 부서진 파도의 포말이
공중으로 흩날렸습니다. 바다냄새가 훅, 하고 느껴졌습니다.
폭풍우에 한바탕 뒤집어진 바다는 빛깔이 흐릿했습니다. 학자들은 이렇게 바람이 불어줘야 바다 생태계에는 도움이 된다고 하더
군요.
중간쯤 가다보면 파라솔 밑으로 관광객들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해녀분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팔고 있는 곳입니다.
부산에도 해녀가 존재한답니다. 사진상 왼쪽의 자그마한 건물이 해녀탈의실이구요. 제주여행 때 아쉽게도 해녀분들이 운영하는
곳에서 소주 한 잔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습니다.
어제 술을 안마셨더라면 한 잔 하는 건데... 꿀꺽...
영도 절영해안도로에 오면 우려먹는 사진 촬영지입니다.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저 집 이층에 전세를 살고 싶어요. 늦잠을 자다가
창문을 열면 바다가 내내 보이는 집에서 좀 게을러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은 편 바다풍경이 아래와 같습니다. 태풍이나 어제처럼 폭풍우 부는 날이면 밤새 창문은 떨릴 것이고 바다가 크게 일렁이는
소리에 잠못들겠죠.
아, 그런날 라디오를 벗삼아 벽에 기대어 뭔가를 끄적이고 있을 수 있다면 제법 그럴 듯하겠습니다.
예전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곳 사진을 올리니 어떤 사람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아니, 무슨 배가 저렇게 바다에 많나요? 왜구놈들이 지금 쳐들어오고 있는 건가요? 네 이놈들을...]
저렇게 가까운 바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순서에 따라 부산항에 입항하게 되는 겁니다. 항구가 무한대로 넓은 곳이 아니다보니.
입항하게 되면 보급도 받고 수리도 하고 선적도 하고 역시 부산은 항구죠?
해운대 광안리가 눈에 익을 대로 익은 사람들에게 영도의 바다를 추천합니다. 영도로 놀러오세요.
바다에 대한 당신의 그리움을 넉넉히 충족시켜줄 것입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