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겨울의 초입, 산사에 들러

자전거여행자 2011. 11. 20. 18:18



계절의 변화는 한마디로 참 느닷없죠? 후끈한 바람과 함께 가을비 치고는 과하게 내리더니 칼에 무우 잘리 듯 오늘은 한겨울 같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우수수 떨어진 은행잎이 도로에 수북합니다.


거리에서 겨울을 나야 할 사람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그렇게 추울런지.

그리고 눈도 많이 올런지.





가을이 가기 전에 7번 국도를 따라 동해 구경을 가려고 했던 다짐은 계절의 변화에 맞춰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늦잠과 게으름 때문에

길을 나서지 못한 탓이 더 큽니다.


칼바람에 대적하여 자전거를 타고 국도를 거슬러 올라가며 열정을 불사르기에는 스스로가 너무 나태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겨울의 대기는 청명하기 이를데 없어서 어떤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더라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동해의 풍경과 대체할 수는 없겠죠.


언젠가 동해에 가는 날 고래떼의 출몰이 잦았으면 합니다. 






언제든 마음 편하게 찾아가 신세를 질 수있는 절집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종교든 그 종교의 성직자들이 가끔 부러울 때가

이런 경우입니다. 그들은 어느 곳을 가나 신세를 질 수 있으니까요. 그곳이 절집이든 수도원이든 아니면 기도원이든...


양지 바른 곳에 터를 잡은 절집은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단단히 마쳐두었습니다.


땡그렁 땡그렁... 


처마끝 풍경이 바람의 스쳐지나감에 희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몸에는 한기가 느껴졌고, 월동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임을 풍경소리가 알려주었습니다.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7번 국도, 7번 국도... 나는 입으로 7번 국도를 중얼거렸습니다. 7번 국도는 부산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오늘 밤엔 온열메트에 몸을 의지한체 함경북도 온성까지 자전거로 7번 국도를 거슬러올라가는 꿈을 꿀 것입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