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김해 천문대를 작정한 것은 아니었는데...
자전거여행자
2011. 2. 20. 23:44
김해 천문대를 작정한 것은 아니었는데 길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다보니 도착한 곳이 그곳이었다.
가는 길에 상품성이 떨어져 내다 버려진 토마토의 색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요즘 내내 드는 잡생각이 있는데 그건 사람이든 뭐든 있어야 할 자리가 있나 없나에 관한 것이다.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 사람과 사람사이에 유지해야 할 간격 같은 것.
되도록이면 나대지 말고 사는 것이 적당한 삶이라고 믿으며 살았는데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길어깨에
대충 부려진 토마토의 색마저 이뻐 보이니 이건 뭐 어찌해야 하는 건지.
김해의 시설농업단지를 지나 낙동강을 거슬러 올랐다. 근원을 알 수 없는 고목이 강변에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자리에 터를 잡고 오래 탈없이 살아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쓸모없게 보이고 접근하기 어려운 자리 때문일지도.
하지만 슬쩍 서럽기도 하였을 외로움은 어찌 견뎠지?
아무려나 나라는 구제역 때문에 몸살이다. 역병에 대한 대응이 썩 치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치 싱긋 웃는 신종 허수아비의 허술함처럼.
천문대 오르는 길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다. 그래 그렇지 별자리도 계절에 따라 변하는 거였지.
지금 있는 자리가 마뜩치 않다고 마냥 넋놓고 앉았을 수는 없는 일이지.
별자리가 계절과 달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그 궤적을 흉내라도 내봐야 섭섭함이 덜할 것 같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느릿느릿...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