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재, 가을이 멀리 가신다기에
가을이 서둘러 멀리 가신다기에 배웅 갔습니다. 단풍과 억새가 장관인 간월재에 자전거로 힘겹게 올라
먼길 떠나는 가을의 뒷모습을 숨죽여 바라보았습니다.
붉었던 그 마음 내려놓고 가을은 진정 어디로 가시는 걸까요?
영남 알프스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산들 사이에 간월재가 있습니다. 여러군데 코스가 있지만, 질풍자전거점 운영자
찮은씨는 부산에서 출발 양산-언양-작천정-알프스산장-간월재임도-배내터널방면임도-석남사방면로드다운힐-언양-양산-부산
이렇게 다녀왔습니다.
계곡방향으로 가다 처음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셔야 합니다. 안내판에는 신불산 억새평원 가는 등산로
표시가 되어 있어서 안내판대로 길을 따라갔다가는 자전거로 오르지 못합니다. 알프스산장에서 시작하는
간월재방향 임도를 찾으셔야 됩니다.
추수를 끝낸 논이 쓸쓸합니다. 작천정 계곡이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어서 길을 잃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알프스 산장에서 임도 입구를 정확하게 찾으셔야 합니다. 아래 사진의 바리케이트가 있는 길이
임도의 시작이니 반드시 확인하고 라이딩을 해야겠죠.
주변 상점 주인분들에게 물으시면 자세히 안내해 줄 겁니다.
절정의 단풍입니다. 산이 온통 이런 지경입니다. 좋은 친구들과 이 길을 걸어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겁니다. 찮은씨는 은둔형 외톨이라 친구가 없습니다. 자전거, 길, 그리고 풍경이 친구죠.
아... 배짱 편해...
길은 80 퍼센트 이상 오르막의 연속입니다. 약간 경사가 낮다고 하더라도 5도 정도이니 산악라이딩 입문단계라면
많이 힘드실 거고 육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하신 라이더라면 무정차나 한 번 정도 숨고르기 후에는 두시간
이내에 정상 입구의 아름다운 경치와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영남 알프스라는 별칭이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멀리 힘겹게 올라온 업힐이 내려다 보입니다. 시계가 더 또렷했다면 오래 소장하고 싶은 사진이 되었을 텐데
약간 아쉽습니다.
갑자기 연무가 끼이고 빛이 원치 않는 방향에서 쏟아졌네요.
간월재의 상징인 돌탑입니다. 휴일이라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걷기를 싫어하는 찮은씨는 여자친구와 힘들게 이 높은 곳까지 와서 덜덜 떨고 있는 게 약간
이해가 안되는 면이 있습니다.
아! 맞다. 저들도 가을 배웅을 왔던 거겠죠.
자동차도 없고 운전도 못하는 두바퀴에 의지해 살아가는 인생이라 도로라이딩까지 합치면 얼추
120킬로미터 이상 자전거를 탔나 봅니다. 오래간만에 장거리 라이딩이라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가을을 느닷없이 떠나 보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