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이기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광안대교입니다. 이기대 가는 길은 경성대만 찾아가시면 도로표지판이 워낙 잘되어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기대성당을 기억하시면 더 좋고.
부산은 곳곳에 숨은 절경이 많습니다. 사는 사람이 오히려 가보지 못한 곳도 적지 않고.
지자체에서 이런저런 정성을 많이 들여놓았습니다. 다만 너무 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기대 쪽에서 보이는 해운대 달맞이 고개입니다. 해운대도 이십년전과는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건물들이
들어서서 예전 푸릇푸릇한 기운이 대부분이던 달맞이 고개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대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그에 장단을 맞추는 파도만이 그대로입니다.
여기저기 아담한 싱글이 산재해 있습니다. 시간이 나면 길게 코스를 연결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소나무들이 위태로웠습니다. 군데군데 볼썽사납게 말라가는 나무가 보기에 안됐습니다.
이기대를 뒤로하고 신선대쪽으로 자전거를 돌렸습니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니 작은 비석들이
즐비하였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의 묘지였습니다. 성직자로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떠난 분들의 묘도 여럿이었습니다.
묘지의 생몰연대를 물끄러미 보면서 초코파이를 먹었습니다.
죽으면... 죽으면... 지상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말고 바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죽은 자의 흔적은 치장을 하여도 초라하게 보입니다.
습기가 없는 나날이라 숲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서늘한 것이 자전거 타기에 딱입니다.
바람이 되기 전에 삶의 기쁨을 더 깊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