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가덕도? 가덕!
자전거여행자
2010. 1. 11. 21:39
부산 신항에 도착해서 가덕도 가는 길을 지나가는 이에게 물으면 아마도 아래와 같은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 가덕도가 아니라 가덕입니다.
이제 섬과 뭍을 잇는 찻길이 났으므로 행정구역상이나 지리적으로 가덕도는 사라지고 만 것이다.
각오는 했지만 역시 섬의 독특한 정취는 사라졌고 자동차는 넘쳐났다.
가덕의 길에서 질풍자전거점 운영자가 마주한 것은 차창 밖으로 던져졌을 담배꽁초, 쭈쭈바 껍데기, 캔커피 깡통,
도르르 말아 나름대로 뒤처리를 한 생리대.
섬이 뭍이 되면서 아직은 섬도 뭍도 아닌 상태.
해서 가덕의 기억보다 신항의 중후장대함이 라이딩 후 더 기억에 남았다.
경박단소한 것들, 예컨데 컴퓨터 휴대폰 디카와 가까이 살다보니 온통 세상이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것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이렇게 무겁고 넓고 길고 큰 중후장대한 구조물과 맞서는 상황에 부닥치다보면
약간 겸연쩍어진다.
일종의 열등감 같기도 하고.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가덕의 입구에서 내려다 보이는 신항을 한번쯤 보여주는 것도 겨울방학의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가덕도를 찾아 나선 길이었다. 그러나 섬은 없었다.
자전거 타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섬을 잃은 것이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