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산복도로

자전거여행자 2009. 11. 15. 20:37

 

 

모 방송사의 다큐프로그램에 소개된 부산의 산복도로를 자전거로 되짚어 보았습니다. 망양로를 따라 민주공원까지 가는 길.

만약 당신이 이미 해운대와 광안리에 지친 사람이라면 걸어서도 좋고 시내버스로도 좋을 이 길을 한번쯤 들러볼 것을

권합니다.

 

방송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청년은 자신의 출생지 산복도로를 도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고향 같은 곳이 있다면

이곳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는 카메라를 든 방송요원에게 나중에 늙으면 살러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의 의견과 찮은씨의 의견이 같습니다.

 

 

찮은씨는 잠시 이곳에서 자전거점을 내볼까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요령 없는 자가 꾸미는 수작이 대체로 이와같이 허접합니다.

 

어쨌든 산복도로의 부동산은 괜히 눈물겹습니다.

 

 

 

산복도로 사람의 취미는 작은 공간에 푸성귀를 키우는 것입니다. 종묘상에서 무우씨를 살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무다라, 화분에서 자라난 무우가 예사로 보이지 않을 터.

 

그 작디작은 씨가 이룬 기적이 사진과 같습니다.

 

 

작은 화분의 무우는 굵기가 작고, 넓은 다라에 무우는 큽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형식을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가

이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지런한 산복도로 사람은 무우청을 잘라 두었다가 그늘에 말린 후 된장국을 끓여먹을 것입니다.

이를 일컬어 씨래기 된장국이라고 하는데, 철분이 많다고 합니다.

 

찮은씨는 철분이 몹시 부족한데, 게을러서 끓여줄 사람이 없으면 먹지 못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찮은씨의 철없는 인생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산복도로를 지나는 연인이 다정합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버드나무 아래를 지나는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앉았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주머니의 쌍욕이 들려옵니다.

빠르면서도 라임을 맞춘 듯한 [십십 놈놈 새끼새끼]는 그녀의 욕이 일상의 수준을 넘은 것 같았습니다.

 

아저씨가 바람이라도 피웠나?

 

욕도 일종의 음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해 보았습니다.

  

 

 

산복도로를 지나면 내내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게 됩니다.

스쳐지나가는 풍경이 강력하게 시선을 잡아끌기 때문이죠.

 

산복도로는 해가 짧은 계절에 찾기 좋은 곳입니다.

 

그럼.

 

 

  

 

 

 

 

 

 

 

자전거 여행에 참고로 하면 좋은 책
자전거 여행
김훈 저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여행 전국편
김병훈 저
우리나라 해안여행
농림수산식품부,한국어촌어항협회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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